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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3년 첫 아이, 환희를 기억하시나요? 작성일:2013/12/08

작성자
달에가자
작성일
2020.08.20
첨부파일0
조회수
177
내용
 우리 환희는 민성이가 되어 벌써 돌잔치를 준비할만큼 자랐습니다.
 동영상을 찾아보다 신생아적 모습을 보고 오랫만에 조산원 홈페이지에 왔습니다. 실장님께 약속드렸던 후기, 이제야 남깁니다.
 
 자연출산을 생각하면서 왜 계속 산부인과에 다녔는지. 임신 후 결혼준비에, 혼수에, 이사에, 집들이에, 정신이 없어 36주가 되어서야 조산원을 급히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부천쪽이 가깝지만 거기는 35주 전이 아니면 받아주지 않는다고 했고, 인천 조산원을 갔더니 MJ조산원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산후조리원도 연계되어있어 수월할거라며.
 소개받은 날 바로 원장님과 상담, 예약을 했지요. 그렇게 원장님을 한 번 뵌 후 바로 중대한 날을 맞이합니다.
 그날은 작년겨울 가장 추운 날이었습니다. 새벽 한 시에 혼자 집을 지키다 장미빛 혈을 보았지요. 진통이 시작될 것 같았습니다. 사실 무서웠어요. 남편도 시댁에 가있고 부를만한 마땅한 사람이 떠오르질 않았죠.
 남편과 통화를 한 후 걱정이 된 남편은 저희 남동생을 불러 함께있도록 했습니다. 원장님께도 전화로 알렸구요. 진통간격이 5분정도로 짧아지면 출발하라고 하셨어요. 밤을 꼴딱 세우고 8시쯤 참을 수 없어 택시를 타고 조산원으로 갔습니다.
 참을 수 없을만큼 아픈데 아직 자궁문은 3센치도 안열렸다고 하더라구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싶었지만 수도관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픈것도 아픈거지만 잠이오는데 못자는게 너무 힘들더군요. 잠과 진통이 함께 오면 진행속도가 더디다던데 초산에 더해져 진통이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남편은 새벽 첫차를 타고 통영에서 올라오는 중이었고, 피곤한 남동생은 아이낳는 방 밖의 소파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내진으로 자궁문이 거의 다 열렸음을 확인할즈음 남편이 도착했습니다. 
 그때는 너무 아파서 그만하겠다고 말하고 싶은데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그런 느낌이요. 허리가 쪼개질 것 같았습니다. 허리가 아프게 진통한 사람은 나이들어서 요통이 있다 하네요. 나중에 알고보니 골반도 상당히 뒤틀려 있어 허리가 더 아팠더라구요.
 힘을 주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좀 나았어요. 이제 곧 끝나니까. 비록 지옥에서 돌아온 악마의 목소리로 울부짖었지만. 양수도 힘줘서 터뜨리고 아이 머리도 만져보고 어느 순간 스우욱 하고 환희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바로 아이는 제 품에 안겼고 조금 뒤 태맥이 끊기고 남편은 탯줄을 잘랐습니다. 기다리던 동생과 첫 목욕도 시켰지요. 저희 남동생이 이 과정을 거쳤기에 민성이를 더 아끼는 듯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오직 자연출산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리하는 동안 저는 산욕열이 올라 병원에서 링겔까지 맞는 분투를 해야 했으나 원장님이 세심하게 체크해주시고 돌봐주셨습니다. 특히 신생아실을 청소할 때 항상 환희를 안아데려다 주셨는데 덕분에 동주씨 애기만 편애한다는 질투아닌 질투도 받았습니다.
 벌써 돌이 된 우리 민성이는 지금도 제 옆에서 젖을 먹고 사랑스럽게 쿨쿨 자고 있습니다. 아팠던 것을 잊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라면 또 금방 만나보고 싶습니다.
 아이를 처음 만나게 된 날을 생각하면 빠질 수 없는 조산원의 공기, 조명, 그리고 엄마 대신이었던 원장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아주 잘 크고 있습니다. 저는 자연출산의 힘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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