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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답고 행복했던 출산의 경험 작성일:2019/02/12

작성자
지율시환맘
작성일
2020.08.20
첨부파일0
조회수
382
내용
첫째를 mj조산원에서 자연주의 출산으로 낳았고 둘째 생겨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곳에서 둘째와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고, 특히나 출산 때 첫째아이 함께하는 문제가 고민이었는데 이 경이로운 순간에 첫째가 함께함이 더욱 특별했고 다행이었다.

39주4일
새벽4시 - 자는데 배뭉침이 다른 때보다 잦아 잠에 다시 들수가 없음. 이내 배가 아프고 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화장실 감. 이것이 자연관장 시작. 변보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배뭉침이 더 잦아 진통이구나 싶었음. 시작부터 3분 5분간격으로 배가 뭉침. 하지만 너무 12월30일이라 인정하기 싫었음. 머리로는 아닐꺼야 부정하면서 몸은 이미 씻고 머리감고 있음ㅋ 다 씻고 두번째 자연관장.
방에 들어가니 첫째가 이미 깨있음. 촉이 왔나봄. 애도 잠을 못자고 내 동향을 살핌ㅋ

새벽5시 - 결국 원장님께 전화. 한시간동안 열번 넘게 배뭉침 왔다니까 바로 출발하라 하심. 남편도 오늘 아기 나오는게 아깝다 싶지만 몸은 아기 옷입히고 짐싸고 집 정리하고 서두름ㅋㅋ 약간의 긴장+체온이 떨어져서 달달 떨림. 진통어플 재보니 계속3분5분간격. 근데 첫째때의 그 진통같지 않고 그냥 배뭉침이라 그리 아프지 않음. 5:20출발. 가면서 (20개월 첫째)아기에게 상황설명해줌.

새벽6시 - (조산원.조리원 같이하심. 전국유일)조리원 특실도착. 이곳은 특실 산모방에서 아기낳고 그 방에서 조리까지 할수 있음.(난 일반실 예약). 옷 갈아입고 혈압재고 내진해봄. 2센치 열림. 이전 상담 때 난 진행이 워낙 빨라 진통 걸렸다 싶으면 바로 오랬음. 2센치여도 금방진행 예상하심. 근데 진통이 별로 안아픔. 그냥 배뭉침정도. 세번째 자연관장. 첫째는 내 주변에서 그냥 조용히 방 안의 이것저것 가지고 놈. 출산의자 가지고 뒹굴ㅋ 난 진통하다 배고파서 아기 줄 감자샐러드 먹고 원장님이 죽,주스, 두유 주셔서 아기랑 맛있게 먹으며 진통함.

아침7시 - 약간 세진 진통. 까먹었던 첫째때의 진통이 떠오름ㅜㅜ. 첫째 때 했던 진통호흡하면 그리 괴롭지 않고 참을만 함. 다만 앞으로 더 세질 생각하니 기분 별로ㅋㅋ 훅 진행되면 금방이라고 원장님이 방에 같이 계셨는데 아직 진통이 한참 남았을거 같이 별로 안아파서 쉬시라고 다른방 보내드림. 난 전날새벽2시에 잠들고 두시간밖에 못자서 졸림. 7:30 누워 진통해볼까 싶어 침대에 누움. 첫째때는 누워서 진통하면 너무 아팠는데 이번에는 누우니 진통을 몇번 안함. 얕게 잠. 첫째도 내가 누우니 놀다 옆에서 잠듬.

아침8시 - 30분 자면서 진통3번정도 함. 이렇게 계속 자면 진행 느릴거 같아 일어남. 화장실 소변보러 갔는데 변기에, 속옷에 피뭍음. 아마 이슬. 그리고 일어나 진통하는데 아기가 내려와 밑에 꽉찬 느낌이 듬. '근데 나 진통 몇번 안했는데;; 미친듯이 안아픈데;;'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첫째를 경험하다보니 힘주기 직전의 꽉찬느낌이 있어서 남편시켜 원장님 콜. 남편이 "아기가 다 내려왔대요"해서 바로 뛰어오심ㅋ 난 원장님 보자마자 "아니 다 내려온건 아니고(많이 안아파서ㅋㅋ) 아기가 밑에 내려간 느낌이 들어요"라고 반박함ㅋㅋ. 바로 내진해보니 다열림. 기쁘지만 황당함. '나 많이 안아팠는데, 나 심지어 잤는데' 다열렸대ㅋㅋㅋ

8시15분 힘주기 - 원장님 급히 출산세팅을 하심. 나도 자세 취했는데 진통 급박하게 안옴. 마음의 준비하고 기다림. 이때 자던 첫째가 깸. 시끄럽지 않았지만 얘도 촉이 왔나봄. 아빠가 안고 침대에서 지켜봄. 나는 온돌바닥에 깔려진 이불위에 누움. 진통올때 힘주기 시작. 머리 내려오는게 느껴짐.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감에 신음소리가 나옴. 원장님이 응 괜찮아, 뭐라뭐라하시는데 별게 아닌데 매우 힘이 됨ㅜㅜ 머리가 나올쯤 "힘빼, 힘빼도 저절로 나와"라고 하시는 지시에 맞춰 머리 나오고 몸통 나옴. 남편은 첫째랑 영상 찍고 있었음. 첫째가 조용히 한발 떨어져 지켜봐줌.

8시30분 탄생 - 둘째 나오자마자 양수 닦고 내 가슴에 안김. 남편과 첫째가 다가옴. 우리 넷이 모이게 됨. 첫째가 아기안녕해주고 쓰다듬어줌. 태맥 뛰는 탯줄도 만져보고 태반배출. 첫째랑 아빠가 같이 탯줄자름. 출혈하나 없이 깔끔하다고 원장님이 칭찬(?)해주심. 회음부 열상 없음. 다만 있던 치질이 좀 부음.
10시까지 그렇게 우리는 영상도 찍고, 형제간 접촉도 갖게하고, 아빠 캥거루케어도 하고, 젖도 물리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10시이후- 6층특실에서 아기낳고 7층식당에 아침먹으러 올라감. 약간 기력이 달리고 입맛은 없지만 기분좋음. 조리원 방에 바로 들어가 쉼. 조리원 산모들, 직원들이 방금 아기 낳았는데 너무 멀쩡하다고 나보고 놀람ㅋ



원장님은 표면상 힘주기 15분만 도와주시고 나머지는 모두 우리가족이 해냈다. 이 모든 우리만의 시간은 원장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에서 나온 것이다.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져도 원장님이 뒤에 있다는 절대적인 신뢰. 나는 16주 성별확인을 마지막으로 병원진료를 가지 않고 보건소에서 막달검사만 했다. 대신 28주부터 월1회 조산원에 들러 원장님께 진료를 받았다. 신기한건 올 때마다 마음이 너무 편하고 좋았다. 한번 낳아봤지만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들때, 이곳에 있으면 할수있다는 자신감이 들고 안정을 되찾았다. 출산의 모든 과정은 그저 넉넉하게 해낼만한 일이라는 원장님의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마구 추천하기 어렵지만 나에게만은 자연주의 출산을 알게 되고 그렇게 낳을 수 있어 너무 기쁘고 다행이고, 출산이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으로 남을 수 있어 좋다.

 

 

 

ps.  출산 45일 후인 지금. 자연주의 출산을 정말 잘했다 싶은 생각 중 가장 큰 이유는 첫째가 둘째를 충격없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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